“여객선 침몰처럼 큰 사고나 자연재해를 직접 겪지 않아도 그 충격으로 인해 우리 아이에게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길수 있을까?”
어린 자녀들은 성인보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유연해서 극적인 상황을 직접 대했을때 그것에 대한 심리적인 대처나 적응이 성인 보다 빠를수 있다. 비상상황시 자녀들은 그 상황을 보다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뛰어난 상황적응력을 보이는 것을 볼수 있다. 예를 들어 큰사고나 자연재해를 경험할때도 어른들은 패닉과 더불어 다양한 극한 감정의 기복을 느끼지만 어린자녀들은 오히려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쓰나미가 밀려오는 것, 화산이 폭발하는 것을 봐도 놀라지 않는 아이가 뒤돌아 부모의 모습을 보면 그 상황적응력을 순간적으로 상실하는 경우를 볼수 있다. 부모의 눈빛속에 담겨있는 공포감, 패닉, 두려움, 흔들림을 보게 되면서 아이 스스로 자신감을 잃게 되고 (마치 부모의 두려움을 배우듯) 간접적인 충격을 받을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세상을 든든하게 버텨주던 부모라는 기둥의 흔들림을 목격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오는 파장은 자녀의 인생관이나 세상관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수 있을뿐 아니라 즉각적인 PTSD의 증상으로 나타날수 있다.
물론 부모로서 눈물을 보일수도 있지만 자녀가 느끼기에 부모는 무너지지 않고 이 위기를 잘 극복할수 있을것 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미디어를 통한 연속적인, 파괴적이거나 절망적, 혼돈적인 장면의 노출은 자녀의 정신건강에 많은 악영향을 준다고 여러 연구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충격적인 사고의 TV 뉴스 보도의 시청을 통한 간접적인 충격으로도 PTSD가 생길수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런 사회적으로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경우 부모가 스스로의 패닉과 공포감, 그리고 절망감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는 부모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부모의 상황 대처방법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이게 된다. 이런 때 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부모의 의연한 모습은 자녀가 간접적인 충격을 고스란히 받지 않도록 도울수 있고, 자녀들이 부모의 강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배워 앞으로 다가올 스스로의 인생의 고비를 강한 내구성으로 버텨내고 이겨낼수 있도록 도울수 있다.
동시에 자녀가 이런 계속적인 미디어 보도를 접하면서 어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대화를 통해 자녀의 충격 유무와 증상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이 주는 도전과 위기는 모두가 더욱 성장할수 있는 기회다.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이런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내고 극복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 그들에게 줄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될수 있다.
참고: PTSD 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직접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를 의미한다. 환자는 전쟁, 사고, 자연 재앙, 폭력 등 심각한 신체 손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경험을 통해 위험을 느끼게 되어 증상이 시작될수 있다. 환자들은 외상적 경험들에 대하여 공포심과 아무도 도와 줄 수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반복적으로 사건이 회상되고, 악몽에 시달리는 등 생활전반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환자는 다시 기억나는 것을 회피하게 되는데 우울증, 불안증, 자살시도, 마약중독, 패닉발작등을 함께 겪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군복무 후 생길수 있는 가장 위험한 증상으로 군 제대후 자살의 제 1 원인으로 밝혀졌다.
져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